여성 의사의 일본 이민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이번에 강연을 맡게 된 박선영이라고 합니다.
저도 여자이고 현재 일본생활 5년차입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여자라서 배려를 받은적은 있어도 차별은 단 한번도 못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직하여 아르바이트도 겸하고 있지만, 기회가 제한적인지 또한 잘 모르겠습니다.

제 의견이지만, 일본은 성별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며, 각자 성별에 맞는 일을 스스로 하려고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를들어 당직하는데 한참 바쁘다가 좀 안정되어 한명만 있으면 될때는 제가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선배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겠냐며, 자기가 해놓을테니 좀 쉬어라 하고 말이나마 해준다거나, 힘쓸일이 많은 정형외과 수술방에서 저 정도는 저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다들 도와주려고 해서 당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여자라고 해주는 배려를 당연시 여기면 절대 안되고, 말만해줘도 고맙다며 감사의 표시를 매우 적극적으로 한 후 가끔씩 진짜 체력적으로 힘들때만 호의를 받아들이는 정도로 하시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같이 남자동기와 응급실 근무중인데 여자환자의 심전도를 찍어야한다, 혹은 음부를 진찰해야한다 등등의 경우는 제가 먼저 나서서 했습니다.

저는 오히려 한국분들이 왜 일본이 여성차별이 심하다고 하시는지 의문스러울때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여의사는 아예 안받는 수준인 정형외과도 일본와서는 여자선생님 몇분 본 적 있고, 어떤 과던 여자라는 이유로 안뽑는 경우는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대학병원같은 큰 조직사회에서 윗분들은 남자선생님들이 대부분이긴 합니다. 대학병원에 오래 계시는 경우에 교수나 교원이 될때는 불리할 수도 있어보이지만, 여자 선생님들자체가 일보다는 가정생활을 더 충실하게 하시는 경우가 많고, 일본도 교원은 본교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외국인노동자인 저희가 굳이 거기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 외에, 레지던트때 임신과 출산에 관해서도 한국 수련환경에 비하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1년차때 임신한다고 해서 눈치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민폐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전혀 아닙니다. 임산부는 당직도 제외해줍니다.
대형병원의 경우 대부분 직원용 탁아소도 연계되어 있어 워킹맘으로서도 근무하기 좋은 여건으로 보이며, 남자선생님들도 본인 아이들 데리고 같이 출근하시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